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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에 들른 겸 심심해서 그동안 내가 티스토리에 썼던 글을 천천히 읽어 보았다. 잘 몰랐을 때 썼던 글이라 소재도 한정적이고, 문체도 이상하고 군데군데 오타도 있다. 그리고 글 내용도 부실하다. 정말 내가 어떤 생각으로 이런 글들을 생산해 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하지만 지금 내 글에 없는 풋풋함이 있어서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예전 글들 중에서 특징을 보자면

  • 인스티즈에 대한 사랑 : 지금은 사이가 멀어졌지만 예전의 나는 인스티즈에 대한 사랑으로 똘똘 뭉쳐 있었던 것 같다. 인스티즈가 점검할 때나 초대번호 가격이 올랐을 때나 거기에 관련된 글을 써 낸 것을 보니까 정말 인티 중증 빠순이라고 불러도 싸다. 물론 지금은 이런 거에 관심이 없다. 재미가 없어서 며칠 째 들어가지도 않았다. 그땐 인티가 재밌었는데 지금은 너무나도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 예전 폰 꾸미기에 대한 추억 : 시스템 앱을 수정해서 상단바를 수정하던 시절이 있었다. 2012년까지만 해도 이러한 방식이 주류였는데 어느새부터 오메가 상단바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덕분에 에쁜 테마들도 쓸 수 있었지만 몇몇 알림이 오지 않거나 전체화면에서 상단바가 사라지지 않는 문제점 때문에 xposed installer를 알기 전까지 상단바를 꾸미지 않았다. 예전 폰 스샷을 보니 그때 힘들게 아이콘들을 수정해서 두근거리면서도 불안한 마음으로 적용한 다음에 성공적으로 재부팅이 되는 것을 보며 기쁨, 뿌듯함 그리고 안도감을 느꼈던 추억이 생각난다. 또한 go런처(요즘도 자주 쓰이기는 한다.)를 깔아서 나름 규격에 맞춰 아이콘들을 배열했던 것도 생각난다. 그때 flip이나 so hot, dvr, to do list 등의 위젯도 사용했었다. 그것도 나름의 추억팔이다.

  • 예전 대세 폰트들 : 예전 폰 스샷을 보니 고딕근성이나 심92체, 브라우니체 등의 한때 대세였던 폰트들이 있다. 윗 항목과 연결되어 감회를 새롭게 해준다. 

  • 무게타와 Todayicon에 대한 향수와 그리움 : 피쳐폰이 주류였던 시절에 KT(F)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무료게임타운(이하 무게타)라는 것이 유행했었다. KT 사용자에 한해서 데이터 통화료 무료 모바일 인터넷 포털이라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 덕분에 입소문을 타고 사용자가 많이 늘어났다. 나는 무게타가 한창 절정이던 2009년에 시작했는데, 타운공감, 지식광장 등지에서 활발히 활동하다가 2년 후에 스마트폰으로 기기를 변경하게 되면서 무게타를 잠시 접고는 가끔 생각이 날 때 들어오곤 했다. 그런데 무게타의 질이 떨어지고 스마트폰에 대한 대응도 부실해지면서 수익구조의 악화로 2012년에 엔타즈가 무게타를 닫게 되었다. 그때 그것이 정말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한동안은 폐쇄를 믿지도 못했다. 그때 Todayicon이 생겨났고 나는 인스티즈를 접고 그곳으로 서식지를 옮겼다. 거기서 꽤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추억을 쌓았는데 어쩌다 보니까 그것도 이제 망해가기 직전이다. 이런 때에 내가 썼던 Todayicon을 추억하는 글을 보니까 초기의 활발한 분위기가 생각이 나면서 그때가 그리워졌다.

  • 나름 신세대다운 말투 : 지금은 맞춤법을 철저히 지키려 노력하는 관계로 문체가 좀 딱딱해졌지만(그렇다고 그것이 나쁘단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ㅋ이나 ㅠ를 남발하고(지금도…) 여러 커뮤니티 드립을 사용했었다. 올ㅋ이나 .jpg나 레알, 스릉흔드 등등… '나 인터넷 커뮤니티 중독자요'하고 대놓고 티를 냈다. 요즘에는 그런 걸 별로 안 해서 드립을 많이 안 치게 되었는데 가끔은 이런 드립을 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딱히 이 글에 어울리는 드립이 없다는 건 안 비밀.

 이 글을 쓰다가 나중에 내가 이런 글을 또 쓰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가 되면 지금의 나를 아마 오글거리게 글을 쓰는 진지병 환자로 볼지도 모르겠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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