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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 (3)

  1. 2013.12.31 2013년을 떠나보내며

    2013년은 내가 고3인 해였다. 그런데 대단하거나 특별히 힘들 줄 알았던 한 해가 무던히도 가게 되었다. 그냥 예년처럼 공부를 하고 내신시험을 치고 모의고사를 치고... 야금야금 놀던 것도 그대로다. 달라진 것은 단지 원서 접수와 수능밖엔 없었다. 하지만 특별하지도 않은 그 1년이 뭐라고 점수와 시험에 울고 웃고 허탈해했을까. 모의고사 점수에서 처음 국어 1등급을 받았을 때 웃었고 점수가 떨어진 것에 울었으며 수능이 끝난 것에 허탈해했다. 그리고 수능 가채점을 하고 울었다. 그러다 원하던 대학에 붙고 다시 웃었다. 인생의 한 순간에 매달리며 울던 때가 언젠데 다시 웃는 것을 경험하면서 언젠간 지나가리란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그렇게 1년을 보내는 마지막의 마지막에 서 있지만 사실 아쉬운 것도 많고 그..

  2. 2013.12.21 중증 귀차니즘

    제목 그대로 심각한 수준의 귀차니즘에 걸려버렸다. 덕분에 블로그 포스팅도 거의 안 하고 작품도 안 만들고 거의 방치하다시피 살았다. 거의 눈팅 위주의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수능 전에는 하고 싶었던 것이 참 많았는데 신기하게도 수능이 끝나니 모두 물거품처럼 사라지고야 말았다. 하지만 귀찮아서 아무것도 못 하겠다.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서 수능 전에는 공부를, 수능 후에는 수시 발표를, 추합 기간에는 추합을, 그리고 지금은 귀차니즘을 핑계로 대면서 모든 일을 뒤로 미루고 있다. 그렇게 일을 미루다 보니 블로그도 죽어가고 있다. 심지어는 쿠키런 출첵도 안 하기 일쑤라 어젯밤 늦게서야 이벤트가 열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지금까지 막대한 시간을 낭비하며 살았다는 소리. 하지만 쉽게 고쳐지..

  3. 2013.11.19 고3 생활의 한 조각을 버리다

    기말고사가 완전히 끝나고 서랍 속과 사물함을 비우게 됐다. 난 내키지 않았지만 둘 곳이 없어 버리기로 했다. 그래서 책상 속에 있던 종이 뭉치를 정리해서 쓰레기장 앞에 버렸다. 하지만 100점 맞은 국어 시험지, 70점 맞은 수학 시험지는 버리지 않고 남겨 두었다. 다신 못 맞은 점수라 이대로 버리기가 아까웠달까. 다음에 사물함을 열고 교과서와 문제집을 몇 권씩 나누어 버렸다. 사물함에서 책을 꺼낼 때, 책을 들고 쓰레기장 앞에 버릴 때 아깝다는 생각을 넘어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이 넓다면 가져와서 쌓아 두었을 텐데 그러지 못하고 다 버려야 한다는 게 슬펐다. 아직 다 풀지 못한 페이지도 많고 그래도 내 인생의 한 조각이지만 버리기 아까웠다. 점점 공허한 느낌이 들다가 결국은 다 버리고 하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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