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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고사가 완전히 끝나고 서랍 속과 사물함을 비우게 됐다. 난 내키지 않았지만 둘 곳이 없어 버리기로 했다. 그래서 책상 속에 있던 종이 뭉치를 정리해서 쓰레기장 앞에 버렸다. 하지만 100점 맞은 국어 시험지, 70점 맞은 수학 시험지는 버리지 않고 남겨 두었다. 다신 못 맞은 점수라 이대로 버리기가 아까웠달까. 다음에 사물함을 열고 교과서와 문제집을 몇 권씩 나누어 버렸다. 사물함에서  책을 꺼낼 때, 책을 들고 쓰레기장 앞에 버릴 때 아깝다는 생각을 넘어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이 넓다면 가져와서 쌓아 두었을 텐데 그러지 못하고 다 버려야 한다는 게 슬펐다. 아직 다 풀지 못한 페이지도 많고 그래도 내 인생의 한 조각이지만 버리기 아까웠다. 점점 공허한 느낌이 들다가 결국은 다 버리고 하교하는 길에 다시 돌아가 화법과작문2 책을 다시 주워 왔다. 버렸을 때도 좀 생각났는데 안 가져갔으면 후회할 뻔했다. 읽지도 않을 것 같은 짐을 데려왔다는 생각도 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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