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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은 내가 고3인 해였다. 그런데 대단하거나 특별히 힘들 줄 알았던 한 해가 무던히도 가게 되었다. 그냥 예년처럼 공부를 하고 내신시험을 치고 모의고사를 치고... 야금야금 놀던 것도 그대로다. 달라진 것은 단지 원서 접수와 수능밖엔 없었다. 하지만 특별하지도 않은 그 1년이 뭐라고 점수와 시험에 울고 웃고 허탈해했을까. 모의고사 점수에서 처음 국어 1등급을 받았을 때 웃었고 점수가 떨어진 것에 울었으며 수능이 끝난 것에 허탈해했다. 그리고 수능 가채점을 하고 울었다. 그러다 원하던 대학에 붙고 다시 웃었다. 인생의 한 순간에 매달리며 울던 때가 언젠데 다시 웃는 것을 경험하면서 언젠간 지나가리란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그렇게 1년을 보내는 마지막의 마지막에 서 있지만 사실 아쉬운 것도 많고 그렇다. 10대의 마지막인데 제대로 못 해본 것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그걸 이제 와서 생각하기엔 너무 우울해져서 그냥 넘기고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할 뿐이다. 이제 곧 20대가 된다. 그래도 난 잉여로운 생활을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