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ble!

 개인홈들을 돌아다녀 보면, 특히 제로보드4를 이용한 홈페이지에서는 게시판 ui가 영어로 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요즘 zb4 스킨들은 물론이고 옛날 스킨들까지 거의 영어로 되어 있다. 외국인들이 보면 그 사이트는 영어권 사이트 혹은 영어 사용이 가능한 사이트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 사이트에서 영어를 사용한다면 따가운 눈초리를 받을 것이다. 주 사용자들이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영어 열풍이 불었다. 그와 함께 비판도 거셌다. 한국인이면 한국어를 중시해야지, 왜 영어를 더 중시하느냐는 것이다. 합당한 비판이다. 한국에서 한국어보다 영어를 더 위시하는 건 언어 사대주의라고 할 수 있다. 영어의 위상이 높으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긴 해도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한국어와 최고의 문화 유산인 한글을 버리고 영어에만 집착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런데 한국 개인 홈페이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zb4는 대부분의 스킨이 영어로 되어 있는데, 거기에 대한 비판은 전혀 없었다. 디자인적 선택, 개인의 취향 등으로 정당화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게 보면 영어 조기 교육, 영어 제일주의적 사고, 외국어 어휘의 지나친 사용 등도 비판할 수 없게 된다. 모두 개인의 선택으로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영어 스킨 제작과 사용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다만 zb4 사용을 꿋꿋이 하는 건 말리고 싶다)  단지 그에 대한 논의가 없음이 아쉬울 뿐이다.


  그런데 이 글을 쓰고 보니까 홈과 블로그의 레이아웃을 몽땅 영어로 바꾼 내가 쓸 글은 아닌 것 같다. 설득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그냥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에 관한 글로 보고 읽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