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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갑자기 전자책에 빠져 버렸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무료 전자책을 찾아 내려받았다. 내려받은 전자책을 폴더를 하나 만들어 휴대전화에 집어 넣고 리더로 이것들을 몽땅 불러왔다.  하지만 나는 몇 페이지만 읽고 넘겨버렸다. 분명 제목에 혹해 다운을 받고 다 읽으리라 마음을 먹은 것인데 말이다. 갑자기 생긴 전자책에 대한 내 관심은 독서에 대한 관심일까 정보의 소유욕일까?


  나는 쓰지도 않을 데이터를 기기에 저장하고 그대로 묵혀버리는 버릇이 있다. 각종 동영상부터, 음악, 카톡테마, 배경화면, 폰트 등이 그것이다. 요즘은 파일 하나에 100메가를 훌쩍 넘기도 하는 전자책도 합류했다. 데이터는 나를 저장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는 힘이 있나 보다. 쓰지도 않을 걸 알면서도 저장한다. 0과 1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데이터가 내게 무슨 의미를 가지길래 데이터 수집으로 나를 이끄는 걸까.


데이터는 각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실용성 또는 예술성을 전제로 한 것이 대부분이다. 또한 대부분의 데이터는 적기가 지나면 얻기가 힘들어진다. 즉 희귀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마치 홈쇼핑에서 곧 매진이 될 것이라는 점을 내세우는 마케팅을 하는 것과도 같다. 지금이 아니면 매진되어 사지 못할 것이라는 조바심이 소비자로 하여금 지갑을 열게 한다. 데이터의 두 특징이 나를 강제로 '홈쇼핑에 혹해서 충동질을 하는 소비자'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을 해결하고 데이터를 의미있게 쓰는 방법이 있을까 생각해 본다. 이미 받은 데이터를 모조리 삭제해서 의미없는 저장 공간의 낭비를 줄여야 하나? 내가 생각하기엔 그것은 적절치 못한 방법 같다. 왜냐하면, 데이터를 지워도 지워지고 남은 공간은 거기에 새로운 의미있는 데이터를 채워 넣을 때까지 낭비되기 때문이다. 마치 다리가 아프다고 다리를 잘라버리는 듯한 현 정부의 작태와도 같은 방법이다. 그렇다면 더 좋은 해결 방법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정신적, 심리적 문제같지만 진짜로 정신과에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결국 지금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냥 이미 받은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동영상은 1분이라도 재생해 보고, 전자책은 10페이지라도 읽어 봐야 한다. 보다가 혹하면 계속 보면서 시간을 의미 있게 쓸 수도 있다. 물론 내 의지에 달린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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